2020년, 그리고 2021년 토론토 주택시장

 
모두에게 어려웠던 2020년, 일상적인 생활은 물론이고 모든 경제 활동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또 아직도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매매나 임대할 것 없이 부동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작년 2020년은 일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의 비수기인 겨울철이 무색하게 2019년말부터 불어 닥친 콘도시장의 열기로 뜨거운 한 해를 예상하며 시작되었습니다. 다운타운의 콘도들 특히 작은 규모의 콘도들은 거의 모두가 수많은 바이어들의 경쟁속에 거래되어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때만해도 코로나 사태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여겨졌고 3월17일 정부의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나서야 비로서 심각성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부동산중개는 필수 업종으로 구분되어 업무는 가능했지만 업의 특성상 대면 및 방문이 필요한 부동산 활동은 크게 제한을 받았고 시장상황은 급격히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불안한 팬데믹 상황에서 집을 보여주는 사람이나 집을 보려는 사람 모두 방문을 꺼리게 되었고 집을 볼 때 마스크, 손세정제와 글로브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사무실은 닫아 가능하면 대면 접촉을 금했고 오픈하우스는 허용과 금지를 오갔습니다. 이전부터 어느 정도 정착되어왔던 전자서명 (E-signature)이 일반화되었고 송금은 체크 전달이 아닌 Wire-transfer를 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거래는 급격히 줄어들고 주택가격도 모든 주택형태에서 하락세를 보여 모두가 부동산시장에 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5월 들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토론토 외곽지역의 주택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 (매매)가 반등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팬데믹으로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아이들이 집에서 머무르면서 살던 집의 규모가 작은 것을 체감한 사람들, 굳이 다운타운에 살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집이 크고 주택가격이 저렴한 토론토 외곽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그 지역 부동산지장은 전례 없이 활황을 맞게 되어 거래량은 늘고 주택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때문입니다. 이들 지역은 여름과 가을 내내 기록적인 수치로 활황을 유지하였습니다.

주택시장 반등의 이유를 일반적으로 잠재적 수요와 낮은 이자율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의 규제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그렇지 않은 (영향을 전혀 받지 않거나 덜 받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또 팬데믹으로 어려워진 여행, 여가활동, 의복, 외식비용의 절감으로 집 매입을 위한 여유자금이 늘어난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바로 회복되었지만 단독주택 부문과 콘도아파트 부문 간에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단독주택은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바이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두 자릿수 가격 상승을 보였습니다. 반면에 토론토 다운타운을 비롯한 도심지역에서는 임대 수요가 극감하면서 콘도 아파트 임대시장은 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토론토, 특히 다운타운의 콘도시장은 재택근무의 영향과 함께 유학생 및 새 이민자의 수요가 급격히 사라지고 공실이 늘어나고 Airbnb 등 단기 렌트로 로 활용된 콘도들까지 시장에 풀리면서 특히 렌트 매물의 증가로 렌트비가 10~20% 하락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매매 매물이 늘어나면서 콘도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다운타운의 렌트비는 끝이 보이지 않게 급등한 상태였습니다. 콘도아파트의 매물 증가는 거래량을 훨씬 능가했습니다. 콘도 바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콘도 매물의 증가는 네고로 이어져 마지막 몇 달 동안은 계속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2020년 12월 시장동향]

토론토부동산협회가 밝힌 2020년말 현재의 주택거래 통계는 거래량 및 평균가격 모두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체감했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를 수도 있는데 이는 지역별로 주택형태별로 시장 상황에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중 전체 GTA에서 95,151개의 주택 (콘도아파트 포함)이 거래되어 2019 년에 비해 8.4 % 증가했습니다. 12 월 한 달 동안에는 7,180 개가 거래되어 전년 대비 64.5 % 나 증가했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는 토론토시를 둘러 싼 교외 GTA 지역, 특히 단독주택이 가장 높았습니다.

평균주택가격은 2019 년에 비해 13.5 % 상승한 $929,699 달러로 이 또한 새로운 기록입니다. 12 월의 평균 가격은 $932,222 달러로 전년 대비 11.2 % 상승했습니다. 가격 상승률 또한 GTA 교외 지역의 단독주택이 가장 높았습니다. 팬데믹으로 3 월 중순부터 5 월 사이에 시장 활동이 급격히 감소한 이후, 매달 연속으로 기록적인 거래와 평균가격을 기록하며 올해 부동산시장이 하반기에 극적으로 반전되었습니다.

콘도아파트의 경우 12월중 전달 11월보다 거래가 7.9% 늘었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이 시기에 20~30%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입니다. 특히 토론토의 경우 1,551개가 거래되었는데 이는 2020년 중 최고의 수치입니다. 이는 임대 및 매매 시장이 가까운 장래에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으로 이 기회를 잡으려는 바이어, 특히 투자자의 움직임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 그동안 여유가 안되어 포기했던 다운타운 콘도를 이 기회를 이용해 사려는 새로운 수요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2021년 주택시장 전망]

현재 콘도 렌트시장이 위축되어 있고 적어도 금년 상반기까지는 그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백신의 보급 등으로 위기상황이 점차 해소되면 다운타운 코어는 예전의 활기를 어느 정도 찾아 다시 사람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2021 년 하반기에는 콘도시장이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20년 중 다운타운 콘도가격은 15~20% 떨어졌고 주택가격은 10~15% 가 상승했는데 이 차이가 결국 실수요자와 투자자를 시장에 진입하게 할 것으로 봅니다. 또 이전에도 보았듯이 주택 (하우스)의 가격이 높아져 주택과 콘도의 가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면 어쩔 수 없이 콘도를 선택하는 수요도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콘도시장의 상황은 앞으로 1 분기 렌트시장의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사실 콘도 가격이 하락하여 투자자들을 유인하고는 있지만 렌트비가 계속 하락한다면 이들은 다시 뒤로 물러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분양 후 금년 중 새로 입주하는 콘도들이 렌트비의 하락으로 보유하면서 유지가 어려워 시장에 매물을 내놓게 되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낮아진 가격, 낮은 대출 이자율을 이용하여 장기적인 시각에서 콘도를 구입한다면 (Long-term investment) 앞으로 1~2개월이 좋은 기회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렌트비가 떨어졌지만 상대적으로 낮아진 콘도가격이 그 부분을 보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토론토의 주택 (하우스) 중에 Entry-level 이라고 할 수 있는 100~120만불대의 단독주택 (Detached) 또는 반단독주택 (Semi-detached)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들 주택은 언제나 뜨거운 경쟁속에 거래가 되어 가격이 올랐고 금년에도 그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너 높은 가격대의 주택들도 팬데믹이 진정되지 않아 이사를 보류하거니 외부인의 방문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매각을 꺼려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늘어나지 않게되면 가격은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도심으로부터 외곽으로의 탈출은 사실 팬데믹 이전부터 시작되었는데 토론토 주택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Entry-level 주택의 인기로 그런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팬데믹이 이 트렌드를 촉진한 셈인데 경제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장기적인 추세로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한동안은 계속되겠지만 지금까지 보다는 훨씬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봅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현재의 낮은 이자율로 주택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팬데믹 이후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2022년말?)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부동산시장을 2017년의 경험에 비추어 우려하기도 하지만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중앙은행의 견해입니다.

앞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점차 모든 사람에게 접종되어 일상 활동이 재개되고 오피스에서의 업무로 복귀, 유학생의 재입국, 신규 이민의 증가, 국경의 개방 등이 이루어지면 하반기 중 가을쯤 에는 우선 콘도시장을 비롯한 전반적인 주택시장이 어느 정도 이전의 균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희망적인 전망은 백신 보급의 성과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치익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