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4월 주택시장 동향

 
4월은 한 해의 주택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렇지만 지난 4월의 광역토론토지역 주택시장은 3/17일 온타리오주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모두에게 현실로 다가온 COVID-19 (코로나19) 사태로 그야말로 전례없는 상황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업종이 영업 정지된 속에서도 부동산 거래는 계속되었지만 실업, 휴업 등으로 인한 경제상황의 악화와 함께 심리적 불안감, 건강에 대한 우려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일을 꺼리는 상황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저희 회사도 임시로 사무실을 닫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드나들 수 있고 저도 가능한 한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에 나와있는 집 중에는 사전에 집을 보여주지 않고 계약 후 집을 보여준다는 조건부로 오퍼를 받는 경우도 늘어났습니다. 특히 학교가 휴교하여 애들이 계속 집에 머무는 경우 타인의 출입을 허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다중 주택인 콘도아파트의 경우 많은 콘도들이 외부 중개인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행 중인 거래에서는 전자서명 (E-signature)을 쓰거나 화상통화를 통한 설명 또는 서명 등 온라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Deposit 등 대금도 예전처럼 수표 등의 직접 전달을 피하고 Wire-transfer 하는 등 업무방식이 바뀌고 있는데 오히려 편리한 면이 있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일반화될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또 이런 업무방식 및 재택근무 등이 일반화되면 앞으로 부동산 시장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재택근무라는 사람들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외곽으로 이사)

4월중의 주택거래 통계는 모든 사람들의 예상대로, 아니 예상보다 훨씬 더 안 좋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4월중 광역토론토지역에서는 2,975 개의 주택이 거래되었습니다. 이는 작년 4 월과 비교하면 67.0 % 감소한 수치입니다.  4월중 새로 나온 매물은 6,174개로 작년 4월 대비 64.1 % 가 감소하여 거래량 감소와 비슷한 비율로 줄었습니다. 시장의 둔화가 중순 이후에 시작되어 3월달의 통계는 그런대로 보합세를 보였지만 4월에는 모든 지역, 부문에 걸쳐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4월중 평균주택가격은 작년 4월의 $820,373과 거의 같은 수준인 $821,392입니다 (0.1% 상승). 반단독주택 및 타운하우스는 인플레이션 율보다는 조금 높게 올랐지만 콘도아파트와 단독주택은 전년 대비 하락하였습니다.
 
4월 주택형태별 거래량 및 평균가격 (416: 토론토시, 905: 기타 GTA 지역)

주택시장이 회복되려면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어 전진적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어 고용 상태가 개선되고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5/12일까지로 1차 연장되었던 온타리오주의 비상사태가 다시 연장되면 이런 상황은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Update: 온타리오주는 5/12일 비상사태를 6/2일까지 다시 연장)

이 조치가 해제된다고 바로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게 되면 일단은 그동안 봄 시장을 기대하며 대기했던 매물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또한 뒤로 물러섰던 바이어 들도 시장에 다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어 한동안은 거래가 활발해 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합니다. 단, 바이어들은 하락된 가격을 기대하며 움직이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주택가격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어 그 이전에 집을 내놓으려는 셀러와 가격 하락을 기대하면서 뒤로 물러나는 바이어들이 많아진다면 시장 상황이 또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 하에서 변화를 원하지 않는 고급 주택 보유자들이 시장에 집을 내놓지 않아 거래가 줄어들고 작은 평형의 콘도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집들의 거래가 많아지면 적어도 통계 상으로는 평균가격의 하락이 불가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해부터 계속 오르던 콘도 렌트비가 경제상황의 악화로 인한 수요의 정체 또는 감소와 Airbnb등으로 이용되었던 콘도 들이 시장에 많이 나오면서 내리기 시작했고 모기지 상환 부담 등 자금수지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게 되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5/7일에 Google 의 자회사 Sidewalk Labs 가 지난 수년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토론토 옛 부두가의 스마트시티 사업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업을 마케팅 요소로 삼아 비인기지역이었던 인근 지역에서 고가로 분양한 콘도의 투자자들도 영향을 받게 되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예로 생각됩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3월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기까지 최소 1년 또는 1년반이상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사태가 짧은 시일안에 진정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지난 2달간의 생활 패턴에 익숙해지고 영업 제한 조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면 5, 6월에는 주택시장 상황이 4월보다는 훨씬 더 나아질 것으로는 예상됩니다.

집은 필요할 때는 사야 하고 또 팔아야 할 때는 팔아야 합니다. 주택시장에서 이상적인 타이밍은 어렵습니다만 이런 상황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많을 때 일수록 장기적 시점에서 보고, 현재와 향후 예상되는 리스크를 분석한 후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의사결정을 하면 될 것입니다.
 
김치익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