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의 부동산시장

아래 글은 2010년 10월 제 이전 웹사이트에 올렸던 글인데 당시는 2008년의 경제위기를 지나 경제가 회복되던 시기였습니다. 불과 6년여 전인데 현재의 부동산시장 (주택시장) 상황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은 저 같은 리얼터는 물론, 경제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쉽지 않은 분야인 것 같습니다.


제목 : 요즘 주택시장, 거침없는 추락의 시작?  (2010-10-11 글)

아시는 대로 올해의 부동산(주택) 시장의 분위기는 5월을 고비로 작년 말부터의 몇 개월 동안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여름을 지나면서 거래건수가 작년보다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주에 나온 토론토부동산협회(TREB)의 월간실적 통계를 보면 광역토론토지역 (GTA)에서의 지난 9월의 거래량은 6,310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개월째 계속된 감소이지만 1월부터 4월까지의 거래가 워낙 많아 9월까지의 누계로 보면 작년 같은 기간의 실적보다는 4%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거래량의 감소추세는 분명하지만 총 70,000건 가까이 거래되었으니까 실제로는 그렇게 저조한 실적은 아닙니다. (*주 : 2016년 거래량은 113,133건)

평균주택가격은 $427,329로, 피크였던 지난 5월보다는 약 4% 하락한 수치입니다. 5월을 지나면서 매월 2~3%정도 하락세를 보였지만 9월에는 8월보다 4% 상승했습니다. 금년 9월의 평균가격은 작년 9월보다는 5%가 증가했는데 10월의 실적까지 보면 더 확실히 알겠지만 5월 이후 조금씩 내리고 있던 가격은 진정되는 모습입니다. (*주 : 2016년 평균주택가격은 $729,922)

< 광역토론토 평균주택가격 추이 : 1985~2010년 8월 (자료 : Toronto Star) >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도 5월 이후 여름을 지나면서 시장이 많이 Slow 해 졌다는 것입니다. 4월말부터 강화될 모기지 대출심사규정과 모기지 이자율 인상 우려에 따라 연초에 이미 집을 구입한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크지만 위와 같은 같은 통계수치 (특히 작년과 비교한 거래량의 대폭 감소)와 함께 최근에 몇몇 경제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전망이 언론에서 부각되면서 집을 팔거나 사고자 하시는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현재 시장의 추이를 관망을 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금년 초까지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활황을 보였기 때문에 최근의 시장분위기가 더 침체된 것으로 느껴지고는 있지만 이제 주택시장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는 분석이 많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시장이 상대적으로 조금 위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내년 봄 시장이 제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많은 분들이 “Pause” 라는 표현을 쓰고 있군요)

현재 주택가격이 버블상태라는 전문가의 말도 있고 곧 붕괴될 위험도 있다는 말까지 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버블 붕괴라는 시나리오도 나름대로 수치의 분석을 통하여 내놓은 것이겠지만 실제 존재 여부 및 발생 가능성에 비추어 보면 그렇게 신빙성이 없고 사람들의 주목을 한번 끌어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직도 미국 주택시장의 상황을 예로 들어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더 한심해 보입니다. 미국의 문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아직도 주택소유자의 10%가 압류(Foreclosure)로 주택을 잃을 상황에 처해 있고, 더불어 나아지지 않는 실업률 등 미국경제의 침체가 주택가격의 추락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 입니다.

물론 캐나다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전반적인 경제에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캐나다의 경제나 주택시장 상황은 미국에 비할 수 없이 아주 건실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주택가격이 경제상황이나 주택부담여력 (Affordability)으로 볼 때 너무 과평가된 것이고 붕괴(Crash)의 위험이 있다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너무 과장된 감이 있습니다.

주택시장은 이런 수치만으로 분석할 수 없는 요소들이 너무 많습니다. 무엇보다 주택은 “주거”라는 최우선의 기능이 있고, 어느 시기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큰 영향을 받으며, 단기보다는 장기간의 투자이고, 지역과 인구이동 그리고 당연히 경제상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주택도 투자물건의 하나이지만 경제전문가가 이론적으로 시장(가격)을 분석하고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주식시장과는 전혀 다른 것 입니다. 사실 재작년 경제위기 초기에 쏟아져 나온 전문가들의 향후 주택시장 전망은 거의 맞은 것이 없었습니다.

이제까지의 주택가격의 상승은 조금 가파른 점은 있었지만 경제의 Fundamental, 그리고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완전한 회복까지는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는 하지만 점점 더 나아질 경제와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도 낮은 수준의 이자율 등을 감안하면 주택부담여력은 아직도 괜찮은 수준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의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의견은 짧은 과도기를 거쳐 안정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미 안정상태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현재의 상황이 장기적인 시장의 침체나 붕괴로 가는 길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어느 곳에서도 미국과 같은 분위기를 감지 할 수 없습니다. 현재와 같은 주택시장 상황에서 잠시 “Wait and See” 하는 것은 괜찮겠지만 특히 집 매입을 계획하시는 분들이 주택가격이 폭락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무모한 일인 것 같습니다.

미국은 최근 3년간 주택가격이 30%나 하락했다고 하는데 캐나다의 경우 5~10% 정도의 하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Location” 이 중요한 요소인 부동산의 특성상, 예를 들면 광역토론토지역의 경우에도 인기 있는 지역 –우리나라 분들이 많이 찾으시는 지역이 대부분 그런 지역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은 그 정도의 하락도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에든 토론토지역의 주택가격이 최근 15년간 매년 7%이상 상승한 것을 생각하면 약간의 조정이 있더라도 그렇게 충격이 크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족을 위한 주거로서의 주택이든, 투자대상으로의 주택이든 좋은 위치에 장기적인 목표로 투자를 하면 언제나 성공적인 투자가 될 것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심이 있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현장감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시장 –특히 내년 봄– 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의 예상대로 어떤 형태로든 시장이 안정되기 시작하면 현재 관망하면서 대기하고 있는 수요도 시장에 진입을 할 것이고 이에 힘입어 시장에 집이 더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 “Buyer’s Market” 도 “Seller’s Market” 도 아닌 “Balanced Market” 으로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할 것이고 그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김치익부동산 (2010-10-11 글)